[취재파일]J-뷰티>K-뷰티>C-뷰티, 샌드위치?

중국 유통전문가 바이위언후 CEO, “K-뷰티, J뷰티보다 급이 낮다” 평가
매스티지 제품 주력인 K-뷰티, 중국 로컬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을까?

중국 화장품유통 전문가 바이위언후(백운호·白云虎, Randy Bai) 여우이메이(优亿美) 대표는 “한·일 화장품 수준은 급(級)이 다르다”며 K-뷰티에 일침을 날렸다.



그는 지난 19일 IBK투자증권 주최 ‘중국 화장품시장의 이해’ 설명회에서 기자의 ‘중국 소비자와 유통상 입장에서의 K-뷰티와 J-뷰티 비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바이위언후 CEO는 P&G, 왓슨스 영업총괄, LD WAXSON 총경리를 역임한 화장품산업 관리 전문가다. 2009년부터 ‘화장품관찰보’ 등 각종 잡지의 칼럼 주필과 특약 강사를 맡고 있으며, ‘유통관리-7가지 유통 필수품’은 업계 베스트셀러로 유명하다.


먼저 2016년 중국 화장품시장에 진출한 각국의 화장품 점유율(중국은 4개 그룹으로 비교한다)은 미국·유럽 40.4%, 한·일 9.0%, 중국 21.7%, 기타 28.9%였다. 미국·유럽은 시장점유율이 44.6%(2007)→40.4%(2016)으로 소폭 하락했는데 이는 매스 브랜드 제품이 중국 로컬로 대체됐기 때문이라고 바이 대표는 분석했다.


한국과 일본은 6.9%(2007)→9.0%(2016)으로 꾸준한 증가세다. 그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매출 합계는 대개 정해져 있다. 정치 이슈에 따라 한국의 점유율이 줄면 일본이 느는 경향이 있다. 비근한 예로 작년 사드 관련 K뷰티가 부진하고 J뷰티의 매출이 급성장한 데서 보듯 양국의 화장품매출은 반비례 성향이 있다”고 했다.



다만 제품만으로 보면 “한국과 일본은 같은 급(級)은 아니다”라고 그는 단언했다. K-뷰티가 ’혁신+트렌디+가성비‘를 갖췄다면 J-뷰티는 ’기술력‘에서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고 했다.


중국 로컬 브랜드가 한·일 양국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급성장 중인 점도 눈에 띈다. 중국 로컬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12.1%(2016)→21.7%(2016)으로 10년 만에 1.8배 증가했다. 이는 로컬 브랜드의 매스 제품을 취급하는 유통채널 ’로컬 코스메틱 스토어(Local Cosmetic Store)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한다. 올리브영과 같은 H&B숍으로 최근 10년간 고성장 중인 오프라인 채널이다. 내수 로컬 브랜드가 90% 비중으로 2~3선 도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데 향후 1선도시까지 진출이 예상된다.


또한 로컬 브랜드의 급성장 3인방인 KANS, CHANDO(自然堂), 바이췌링 등의 제품군도 매스 존(mass zone)에서 매스티지 존(masstige zone)으로 업그레이드 중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한·중·일이 동북아 지역에 위치하며, 문화, 체형, 피부특성 등이 비슷해 선호도가 높다. 2016년 1인당 화장품 소비액 조사에 따르면 중국을 1로 봤을 때 1인당 소비금액은 한국이 5.33, 일본이 6.18이었다. 그만큼 중국 화장품 시장의 잠재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의 국가별 화장품 비교에서 ‘미국·유럽·일본〉대만≥한국〉중국’으로, 한국이 대만과 동급 또는 약간 낮게 취급되고 일본에 미치지 못한 급으로 평가된다는 건 문제다. 글로벌 브랜드와 중국 로컬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위험성 때문이다.


대다수 K-뷰티는 화장품 포지셔닝(·Luxury ·Premium ·Masstige ·Mass)에서 프리미엄(설화수·후 등)과 매스티지(로드숍 전용 브랜드)에 머물고 있다. 바이 대표의 전언에 따르면 “중국 로컬 브랜드의 매스→매스티지 대이동과 수년 내 1~2선 도시 프리미엄 진출이 가시화된다는 분석은 ‘K-뷰티 샌드위치론’을 현실화” 시키고 있다.


A사 수출 담당자는 “중국 및 동남아 바이어의 가격 인하 압력이 거세다. 그만큼 제조원가가 비싸다는 반증”이라며 “이커머스, SNS 채널 등 광고·홍보비 지출은 대폭 늘어나는데다 제조원가도 오르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B사 대표는 “중국 유통채널은 첫 미팅 때 대놓고 ‘마케팅비를 얼마 책정했느냐’고 묻는다. 제품의 특장점, 우수한 제형, 유려한 패키징은 둘째 문제다. 결국 이커머스와 SNS채널에서 뷰를 올리는 게 우선이다 보니 마케팅비의 대폭 반영을 고려해야할 처지”라고 말했다.


C사 해외사업본부장은 “전시회를 다니다 보면 J-뷰티는 고유의 특색이 있다는 점을 발견한다. C-뷰티는 K-뷰티와 차이점을 모를 정도로 품질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의 K-뷰티 포지셔닝은 중국 로컬브랜드의 추격과 J-뷰티의 급이 다른 기술력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있다. 럭셔리+프리미엄은 설화수, 후만 경쟁력이 보이고, 매스티지는 로컬과의 치열한 한 판 승부를 예고 한다. 여기에 한국 화장품 기업 간 ‘제 살 깎아먹기 식’ 출혈 경쟁은 K-뷰티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이는 올해 중국으로의 수출 증가세 지속과 거리가 있는 K-뷰티 비판이랄 수 있지만, 합리적 의심이다. K-뷰티가 J-뷰티와 동급 내지는 추월할 시기는 언제일까? 2019년 투자설명회에서 바이위언후 대표를 다시 만난다면 들어볼 작정이다.


CNC NEWS=권태흥 기자 thk@cnc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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