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EM/ODM 메카인 오산 코스메틱 산업단지에 가면 뷰케이(Beukay)라는 로고 아래에 착색된 반사유리의 커튼 월(curtain wall)이 보인다. 햇빛으로 연출되는 색의 공간을 만들어내는데, ‘MAKE BEAUTY BELIEVED’라는 글귀에서 ‘색조 OEM공장’의 시각적 정체성을 드러낸다.
뷰케이코리아는 2018년에 공장을 설립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OEM사업을 진행하는 중국계 OEM사다. 김유창 대표는 “뷰케이 그룹(BEUKAY GROUP)은 홍콩에 본사를 둔 메이크업 전문 글로벌 OEM/ODM사다. 글로벌 고객의 니즈에 호응하기 위해 글로벌 생산 인프라(상해 2곳, 오산 등 3곳)와 글로벌 R&D센터(프랑스·일본·중국·한국 등 4곳)을 구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자의 귀가 번쩍 트인 것은 ‘중국 OEM사의 한국진출’은 처음 듣는 얘기인데, 이미 익숙한 것처럼 느껴지는 데자뷰(deja vu) 때문이다. OEM/ODM 분야는 ‘한국의 우월감’이 존재했는데, 한국 코스메틱단지 심장부에서의 중국 OEM사 존재는 놀라운 ‘사건’이라 할만 했다.
하지만 뷰케이의 공장을 탐방하며 ‘아이 메이크업’의 놀라운 경쟁력을 목격하면서, 샤오미가 젊은층 사이에서 ‘가성비 최고’의 핫 아이템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게 연상됐다. 그렇지, 지금은 중국이 K-뷰티를 앞서가는 2019년 패러다임 전환의 해가 아니었던가!
뷰케이코리아 김유창 대표는 ‘OEM 뷰케이’를 올바로 이해하려면 ‘클라이언트를 보라’고 말한다. 이름을 밝히는 것 자체가 영업비밀이지만, ‘아이 메이크업(eye makeup)’ 제품을 만드는 글로벌 브랜드는 다 포함된다는 게 김 대표의 전언이다. 글로벌사의 오딧(audit)은 각사 브랜드마다 매우 까다롭다. 이를 충족시켜준다는 것은 뷰케이의 앞선 기술력과 혁신을 이끄는 ‘역제안’이 브랜드사를 만족시켰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유명 L브랜드의 시그니처는 ‘마스카라’다. 그들은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를 내세운다. 왜 그럴까? 김 대표는 “M 브랜드 바이어가 말하듯, 아이 메이크업은 진입장벽이 높은 영역이다. 패키지와 내용물의 컴비네이션은 웬만한 OEM사라도 진행이 정말 어렵다. 지난 5년 여 동안 구축한 높은 수준의 퀄리티 시스템이 이를 보증한다”고 답했다.
뷰케이 ‘1+1 conjunction Mascara’는 연간 4천만개가 팔린다. 피막형성 기술로 얼룩 없이 롱래스팅이 특징으로 소비자 인기가 높다. ‘TANK Liquid Eyeliner’는 잉크의 95%이상 사용 때까지 균일하게 라인이 그려지는 기술로 명성이 높다.
뷰케이는 L 브랜드의 아이라이너, 마스카라 등을 연간 1억개 이상 생산 공급한다. 설비, 기술, SCM(공급망관리) 등 인프라가 따라줘야 가능하기 때문에 뷰케이의 저력을 짐작할 수 있다.
김유창 대표는 “한국은 샘플을 내는 데 1주일도 안 걸릴 정도로 빠르게 대응한다. 하지만 뷰케이는 샘플을 내는 데만 1주일을 소요할 정도로 안정성(stability)을 중시한다. 특히 메이크업 제품은 샘플 후 양산화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작년 1월에 뷰케이에 오면서, 퀄리티 시스템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함께 방문한 B 브랜드 대표는 “색조제품은 샘플에 많은 요구를 담다 보니, 나중에 양산 과정에서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런 면에서 뷰케이의 품질관리 노력에 수긍이 간다”고 말했다.
뷰케이의 퀄리티 시스템은 창업자 Gary Cui(崔晓华)의 철학에서 비롯된다. “뷰케이가 위대한 중국기업이 되는 꿈을 상상한다”는 포부를 품은 그는 1997년 이우에서 유통 회사를 설립한 중국 화장품 1세대다. 이후 2001년 제조사를 설립, ‘제조업 세계 최고 등급‘을 목표로 처방-설비—공정 프로세스의 인프라를 구축하며 ’퀄리티 우선‘ 정책을 폈다. 그의 리더십 아래 뷰케이는 첨단 기술과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 글로벌 자원 활용 등에 초점을 맞추고, 미래형 기업이자 ’강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글로벌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뷰케이 오산공장 설립에 참여하며, 공장 설계부터 창업자의 철학과 정신이 스며 있음을 알게 됐다. 기술면에서 집요하게 파고드는 스타일, 세계 최고 수준 R&D와 지속적인 교육시스템 등 다른 회사에서 흉내 내기 어려운 기업문화가 강점”이라고 전했다.
현재 뷰케이 홍콩을 컨트롤타워로, 중국-프랑스-한국-일본-미국 등에 지사를 두고 있다. 한국 오산공장에는 R&D센터, 제조공장, 세일즈오피스 등을 진출시켰다. 김유창 대표는 “중국의 오더를 오산공장에서 받아 ’Made in Korea’로 제조하는 등 유기적인 체제를 갖추고 고객사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모레퍼시픽에서 18년 경력을 쌓은 베테랑으로 연구+기획+개발+마케팅+해외영업 등 다양한 업무를 소화했다. 김 대표는 “뷰케이는 아이 메이크업 카테고리에서 세계 최고수준이다. 뷰케이의 기술력은 한국 브랜드사에게도 ‘고(高) 퀄리티의 옵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창 대표는 “뷰케이코리아는 한국의 우수한 인력과 기술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메이크업 전문 OEM/ODM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인재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고도 했다.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할 때는 두 가지 감정이 작용한다고 한다. 기시감(데자뷰)과 미시감(자메뷰)이다. 기시감이 익숙하다면, 미시감은 새롭게 호기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는 감정이다. 미투(me too)가 범람하는 K-OEM이 기시감이라면, 뷰케이는 C-뷰티의 ‘미시감’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소비자는 비슷한 것은 빼고, 구별되는 것 가운데 나쁜 것을 먼저 제거하고 남은 좋은 것을 선택한다고 한다.(송인혁, 이은영 지음, ‘선택받는 것들의 비밀, 유니크 굿’) 이에 따르면 ‘재미있어, 흥미로워’라는 데 미시감이 일어나고 그것을 기억하고 선택한다는 것.
뷰케이가 K-OEM/ODM의 ‘미시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뷰케이의 ‘MAKE BEAUTY BELIEVED’ 컬러 반사유리가 국내 코스메틱 산단 오산기지를 비치며, 그 존재감을 빛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