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파일] 중국에서 K-뷰티 버티기

위생허가-통관-심사-추적 등 정교해지는 중국의 수입화장품 통제
K-뷰티 빅데이터는 어디로? ‘By Korea’ 필요하다

중국 정부의 화장품 유통 정책이 ‘통제를 통해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빅데이터 확보’로 바뀌고 있다. 화장품 시장 진출이라는 단물에 홀려, K-뷰티의 미래 투자는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



#1 중국 인증업체의 한국 사무소 개설


최근 중국 위생허가 관련 인증 절차와 사전검역 서비스를 한국에서 대행하는 업체가 진출했다. 중국 내 식품 및 화장품, 의료기기 위생허가(CFDA) 관련 수입인증 절차를 담당하는 중국검수검역과학연구원(CAIQTEST)는 한국에서 수입인증을 직접 접수, 관리할 대표회사로 ‘GJK 인터내셔널’을 선정했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7월부터 한국 내에서 중국 수입품에 대한 위생허가 신고 업무 및 사전검역서비스를 개시했다는 것. CAIQTEST는 홈페이지에서 CFDA가 지정한 검측기구라고 밝히고 있다.


GJK 인터내셔널은 사전검역서비스와 QR코드 통한 상품추적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위생허가 신고 대행과 사전 검역, QR코드 인증을 결합한 것이다.
 
하지만 홈페이지에 연락처 메일만 접수할 뿐 다른 정보는 주고 있지 못한다. 실제 연락을 해본 화장품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응대하는 담당자가 화장품에 대해 잘 모르고, 절차나 방법에 대한 답변도 제대로 못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중국 위생허가 인증을 대행하는 업체 관계자는 “중국 위생허가 절차라는 게 한국 또는 중국, 기타 어디에서 하든 똑같은데, 인증기간이 짧아지고 간소화된다고 하는 건 화장품 업체에 오해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인증업체 관계자는 “위생허가와 CIQ(라벨)를 동시에 진행한다고 보면 상해 푸동의 일반화장품 관련 대행 업무라고 파악된다”며 “CAIQTEST는 식품유통증을 가진 회사이며, QR코드를 찍는다는 건 추적서비스를 함께한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화장품 통관 절차는 우리나라 통상백서에서도 ‘세계에서 까다로운 규제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예전에는 위생허가를 통해 수입을 규제했다면 상해 푸동 및 10개 시범도시를 통한 일반화장품 통관 간소화는 일단 수입된 화장품에 대해 재중책임회사의 책임 강화와 의무화된 QR코드로 추적 통제하겠다는 정책임을 알 수 있다.


시스템을 정비해가며 수입화장품을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2 수입 규제에서 통제 관리로


IBK투자증권 안지영 애널리스트는 7월 10일자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의 한국 화장품 유통에 대한 인식은 내수 소비 확대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웨이상 거래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3년 사이 입장은 크게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가 문제점으로 강조하는 부분은 B2B, C2C 사이트를 중심으로 밀수형태 판매가 주종을 이루며 일부 유사제품과 가짜 상품이 대규모 거래되고 있어 중국 소비자 피해가 증가하고 유통질서가 문란해지며 궁극적으로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그런 정책 중 하나가 화장품, 생활용품에 대한 최혜국 수입관세율을 인하 조정이다. 역직구 등 해외 상거래와 해외 수입 제품에 대해 주요 도시 내 지정한 보세창고를 통한 O2O 거래 확립을 강조하는 것이다. 두 번째가 인민은행이 발표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포함한 인터넷 결제 서비스가 직접거래에서 온라인 ‘유니페이 플랫폼’을 통해서 처리되도록 개편한 것이다.


“전자는 수입 화장품 추적 빅데이터, 후자는 금융 빅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뜻이라고 안지영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국내 QR코드 정품 인증업체인 ㈜리디아위밍 이태희 대표는 “중국 업체의 정품 인증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순간, 국내 화장품 업체는 마킹을 한 최종 소비자 정보만 알 수 있을 뿐, 판매 관련 데이터는 중국 업체에 송두리째 넘어가게 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짝퉁 방지를 위해 중국은 모든 상품에 QR코드를 부착하도록 2020년부터 의무화를 시행한다. 이태희 대표는 “QR코드로 정품인증 하는 것은 한국이나 중국 모두 동일하다. 기술 차이도 없다. △최종 판매지역 △핸드폰 기기사용 △판매처와 소비처의 유통 이력 추적 등 데이터는 물론 자사 브랜드 및 관련 제품 등의 마케팅 툴을 활용하기 위해선 한국의 QR코드 이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경제산업성은 2018년 이내 결제규격을 통일한다는 목표 아래 협의체를 구축했다. ‘캐시리스추진협의회(가칭)’를 구축, 은행+온라인결제+통신사+카드사 등이 기업에 제공 중인 결제시스템에 QR코드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3 심판이 선수로 뛰는 중국 화장품시장


화장품시장 진출도 중요하지만 중국 정부의 수입화장품 정책에 대응하는 활로 모색이 필요하다. 위생허가 인증을 무기로 ‘K-뷰티 포뮬라’가 무장해제 당하고 있다. 여기에 통관-심사-유통 이력 추적 등 중국 정부의 통제는 정교해지고 있다.


중국과의 거래에서 궁극적으로 정부의 간섭을 놓치면 안된다. 시진핑 주석은 새로운 당 건설을 내세우며 “당이 정치·경제·사회 등에 대한 장악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다.


국가의, 당의 시장 개입은 언제나 어디서든 가능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빅 핸드(Big hand)’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했다. 축구로 말하면 ‘심판이 선수로도 뛰며 자기편으로 슬쩍 공을 차주는 시스템’이다.


K-뷰티도 중국 시장에서 ‘By Korea’를 고려해야 할 때다. 가뜩이나 중국 로컬 브랜드의 하청기지인 ‘동북 4성’이 될지 모른다는 걱정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가 ‘빅데이터’다. 정부도 훗날 화장품산업의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가 되지 않도록 K-뷰티 빅데이터 수호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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