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Hot China ①]판빙빙과 왕홍 마케팅

탈세혐의 판빙빙 1438억원 벌금 부과...마케팅비 상승, 가성비 가치 하락 우려
자사 역량에 맞춰 타깃소비층, 구매전환율 고려해 왕홍 선정

3일 중국 신화통신은 여배우 판빙빙(范冰冰·37)이 실종 124일만에 400억원을 탈세해 1438억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고 보도했다. 만일 기한 내 벌금을 납부하지 못할 경우 공안기관에 이송돼 형사처분을 받아야 한다.


판빙빙은 지난 6월 2일 자신의 웨이보에 글을 올린 후 사라졌었다. 그동안 망명설, 사망설, 고위 정치권 스캔들 등 각종 소문이 나돌았는데, 지난달 판빙빙이 세무당국의 조사를 받고 베이징 자택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었다.


중국 현지 사업자의 말에 따르면 9월 7일부터 판빙빙과 감독 황샤오밍 관련 방송 홍보가 금지됐고, 홍보문구도 모두 지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통업계에서 판빙빙에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왕홍 마케팅 비용 인상 가능성 때문이다.


중국 현지에 진출한 K대표는 “업체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 투입에 대한 가성비를 고려해야 하는데, 왕홍 마케팅비가 만만찮은 게 고민이다. 판빙빙 영향으로 중국 정부의 관리가 엄격해지면 비용이 더 오르거나 가성비가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왕홍 마케팅은 처음 웨이보를 기반으로 출발했다. 처음 몇몇 성공 사례가 업계에 전파되면서 마케팅 수단으로 주목받았다. 불과 1~2년도 안돼 가짜 팬 수, 턱없이 부풀려진 비용 때문에 웨이보의 마케팅 가치가 떨어졌다. 이후 위챗을 기반으로 한 블로거로 몰렸는데, 이마저도 가격이 오르면서 가성비 문제가 야기됐다.


2017년부터는 웨이보의 왕홍에 맞서 샤오홍슈가 키워주는 KOL(Key Opinion Leader, 린은루, 리타왕, 천바이양 등)이 1만 RMB 수준이면 매출도 올리고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시켰다. 그러자 브랜드사가 집중되면서 KOL의 비용이 6~7만RMB까지 급등했다.


그런데 올해부터 샤오홍슈가 연예인 중심으로 마케팅 방향을 바꾸면서 10만~15만RMB 수준이었던 비용이, 2분기에는 60만~80만 RMB까지 올랐다.


판빙빙의 탈세 혐의가 밝혀지면서 연예인 마케팅 수익에 관한 세율도 확 올라가고 관리도 엄격하게 한다는 중국 정부의 방침 때문에 또다시 가성비 문제가 제기되리라는 예상이다.


K대표는 “최근에는 ‘중국판 유튜브’인 쇼트클립(短视频, 4분 이내 동영상) 채널인 더우인(抖音), bilibili 같은 영상 툴의 마케팅 영향력이 커지고, 정교한 위챗 타깃 광고로 브랜드의 마케팅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왕년의 판매 왕홍들이 다시 단기적으로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 화장품유통 전문가 바이위언후(백운호·白云虎, Randy Bai) 여우이메이(优亿美) 대표는 "알리바바와 징동은 '전통적인 과거 채널'로 간주된다. 더우인 등 쇼트클립은 전문 제작자가 콘텐츠를 생산하고 왕홍과 같은 KOL(Key Opinion Leader)이 마케팅으로 활용된다. 소셜 미디어+e커머스의 하이브리드 형태“라고 모바일 채널 동향을 전했다. 


최근 업계는 중국 정부의 전자상거래법 시행에 따라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브랜드 인지도 확대와 판매전환율을 높일 수 있는 모바일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또 광군절(光棍节), 여왕제(女王节), 618절(618节) 등 쇼핑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왕홍 마케팅에 관심이 높다.



KOTRA 항저우 무역관 최성진 주재원은 “왕홍의 유형은 크게 커머스 왕홍과 콘텐츠 왕홍(PPL)으로 나뉜다. 생방송을 통해 제품 홍보나 모바일몰과 연계해 판매하는 게 커머스 왕홍이다. 유명 브랜드와 제품 개발 단계부터 제휴해 매출을 수익 배분하는 셀럽급 왕홍도 있지만, 90% 이상은 팔로워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일정 광고비를 받고 지정 시간에 제품의 단순 홍보 역할만 한다”고 설명했다.


또 왕홍은 방송 플랫폼에 따라 단순 홍보와 판매 연계로 구분된다. 왕홍 생방송 플랫폼인 이즈보(一直播), 화쟈오(花椒), 미아오파이(秒拍) 등은 왕홍 방송별 동시 접속자 수가 50만~100만을 넘는 등 홍보효과는 있지만, 시청자가 바로 구매하는 인터페이스가 없어 구매전환이 힘들다.


반면 타오바오 생방송에서 활동하는 왕홍의 경우 동시 접속자 수는 5만~10만급으로 홍보효과는 적지만 타오바오 모바일앱을 통해 소비자가 화면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어 구매전환율이 높다.


최성진 주재원은 “왕홍 마케팅을 수행하는 광고대행사는 단순히 팔로워 규모를 두고 왕홍 광고비를 책정한다. 업체는 왕홍이 주력하는 품목이 무엇인지, 그를 추종하는 팔로워들이 어떤 제품에 열광하는지 면밀히 살펴 왕홍 선정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왕홍 기본 초청 비용은 계약조건과 팔로워 규모에 따라 상이하지만 기본적으로 1일 2시간 기준 약 6000RMB(약 100만원)이다.  


그는 “왕홍 마케팅은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되어 있어 B2C 판매 및 배송이 가능한 제품에 한해 유효하다. 광고대행사별로 복수 견적을 받아 천차만별인 ▲왕홍 초청 단가를 비교 ▲주력 방송 플랫폼 ▲팔로워 규모 ▲타깃 소비층 ▲구매 전환율 등을 분석해 마케팅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KOTRA를 비롯한 정부 지자체의 수출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왕홍 마케팅을 간접 경험해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최 주재원은 권했다.


왕홍 마케팅은 총성 없는 모바일 시장 전쟁에서 유효한 판촉전략으로 꼽힌다. 하지만 웨이보→위챗→샤오홍슈(KOL)→쇼트클립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급격한 변화는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결국 자사 역량에 적합한 유통채널별 마케팅 믹스가 관건이 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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