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도시인구 1인당 가처분 소득 증가율이 소비지출 증가율을 상회하면서 평균 소비성향도 67~68% 수준으로 늘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7년 도시인구 1인당 가처분 소득은 3만6396위안(623만원)으로 2015년에 비해 16.7% 증가, 중국 국민의 씀씀이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가처분소득 증가는 생활수준 향상으로 소비수요도 다양화, 세계화되고 있다. 무역협회 성도지부의 ‘2018 중국 소비 8대 유행 키워드’는 이런 소비 성향을 반영해 눈길을 끈다.

중국 소비를 이끄는 양대 집단은 신(新)중산층과 지우링허우(90后)다. 신중산층은 경제력이 상승하면서 소비 시장의 주력이 되었고, 지우링허우는 젊은 세대 소비자를 대표하며 유행을 다원화시키고 있다.

이들 주요 소비집단의 유행 키워드는 △고품질 소비품 △중국풍 △녹색패션 △브랜드 상품 △애니메이션 문화 △칭셔(轻奢: 가벼운 사치) △왕홍(网红) 영향력 △스마트화 등이다.

먼저 중국인의 소비 급증은 고품질 상품 수요를 불러왔다. 명품이 아니어도 일상 소비품의 고품질 상품 선호 유행이 형성됐다. LG생활건강의 럭셔리 브랜드인 후, 숨이 올해 1분기에도 호조를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둘째 중국 소비자의 절반 이상(52.3%)이 중국풍 디자인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로레알은 중국국가박물관과 협업, 양귀비·왕소군·서시 등 중국 4대 미녀의 이름을 딴 중국풍 립스틱을 출시, 큰 인기를 끌었다.

셋째 녹색 및 환경보호 소비에 대한 의식 향상이다. 이에 따라 환경오염 물질을 감소시키고 건강한 생활방식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늘고 있다. 녹색패션은 환경오염을 최소화 시킨 과정을 통해 생산한 의류나 신발 등을 말한다. 스텔라 맥카트니와 아디다스가 협업해 해양 쓰레기에서 추출한 폴리에스테르를 원료로 한 신발, 리바이스가 환경오염 일으키는 화작물질을 레이저를 사용해 감소시키는 노력 등이 사례다.

넷째 중국 소비자의 약 3분의 1이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8-28세는 독특한 디자인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차오양따웨청(朝阳大悦城)이 만든 ‘웨써(悦色)’는 다양한 중국 디자이너 브랜드의 집합 장소 역할을 하는 쇼핑몰로 젊은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다섯째 중국인 소비자의 3분의 1이상이 애니메이션 문화 소비를 선호한다.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이나 코스튬플레이가 2차원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작년에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你的名字)’과 중국 애니메이션 <전직고수(全职高手)>의 주인공 탕류 등 관련 상품이 중국에서 크게 유행했다.

여섯째 자신을 위해 작은 사치품을 사는 칭셔(轻奢) 붐이다. 칭셔 소비는 중국 전체 사치품 소비의 36%를 차지하며, 고급 사치품 소비 증가속도를 뛰어 넘었다. 이탈리아 가방 브랜드인 FURLA는 중국에서만 5억 유로의 판매량을 달성했으며, 가성비가 좋은 칭셔 가방으로 중국 젊은 연령층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었다. 칭셔 판매 증가폭은 5년 내에 11-13%에 달하며, 2025년에는 판매액이 6,200억위안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곱째 SNS 스타인 왕홍 경제의 활성화다. 웨이보에서 데일리룩으로 인기를 모은 왕홍 장다이(张大奕)는 타오바오 내 쇼핑몰에서 연 매출 510억 위안(약 8.6조원)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티로더 등의 글로벌 브랜드도 왕홍 마케팅을 통해 수익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여덟째 스마트화다. 중국인 38.7%가 인공지능(AI) 상품 소비성향을 나타냈으며, 인기 상품들도 대부분 스마트화 제품이다. 데이터 조사에 따르면 75%의 유행상품 판매점이 2018년~2019년 인공지능 상품 개발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응답했다.

최근 중국 기업들은 블랙 테크놀로지(인류 역사상 최고의 기술, 현존 기술을 초월한 새로운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신기술을 접목한 신상품은 중국 소비자에게 새로운 생활방식을 경험하고 새로운 유행문화를 형성한다. 점차 중국 소비자들이 단일 유행에 따르는 대신 새로운 경험, 새로운 유행을 중시함에 따라 기업들은 새로운 유행을 조성해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 소비 8대 유행 키워드를 분석하면 소득 증가로 인한 고급화, 환경오염을 우려한 친환경 제품, 밀레니얼 세대의 신유행, ‘나’를 중시하는 욜로 등이 다양화+세계화 트렌드와 혼재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소비 강국으로 등장하면서 향후 소비 유행을 주도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