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디바(대표 안정호)의 남성화장품 브랜드 티에소(Tieso)의 행보가 놀랍다. 스타트업 3년이지만 미국 남성화장품 시장에서 고급품(high end) 시장에 자리잡았다. ‘Made in Korea’이지만 ‘북미 남성이 쓰는 제품’이라는 아이덴티티(identity)를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11개 국가에서 판매처를 확보했다. 아마존(Amazon) 입점은 물론 SNS채널에서 남성의 루틴(routine) 화장품이자, 인플루언서들의 그루밍(grooming) 제안 상품으로 좋아요(like) 선택이 늘고 있다.
인플루언서 리뷰에는 “피부가 상쾌하고, 냄새가 좋은 천연재료를 사용한 놀라운 제품 라인이다. 나의 루틴이 됐다”(사진작가), “색조가 내 피부톤에 좋아 보일 것이라는 점을 기대했고 내 결함을 가려주고 피부가 건강하고 촉촉해 보이는 것에 너무 놀랐다.”(여행 블로거)” 등이 올라와 있다. 티에소가 미국산 제품이 아닐지라도 “미국 소비자가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티에소는 어떻게 이런 반응을 얻었을까. 이에 대해 안정호 대표는 “2018년 스타트업으로 출발하면서 경쟁이 치열한 뷰티보다 신시장 개척에 도전하고자 남성화장품(그루밍)에서 승부를 걸기로 했다”고 말한다. 그는 “남성 청결제 시장은 국내 20여 개사 외에 해외 기업이 진출 1.7조 원 시장을 형성 중이다.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고 광고나 모델이 없어도 글로벌기업이 면세점 1~4위를 차지한다”라며 “수입 화장품이 하이엔드 장악을 저지해야만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티에소가 브랜드 밸류를 중시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정리하면 ▲남성화장품 ▲high end value ▲욕서시동(欲西示東) 성동격서(聲東擊西)의 마케팅 전략이 성공의 바탕이 됐다는 설명이다.
사실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에는 브랜드 밸류가 가장 문제가 된다. 인지도 없고 판매 예측도 어려운 데다 해외 유통채널 개척하기는 바늘구멍보다 좁다. 그렇다고 스타트업이 모든 것을 다 갖춰져야만 시작할 수 없다. 그러면 늦다. 기회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어려움 속에서 마케팅 노림수가 제대로 맞아 떨어진다면 얼마나 달콤할까?
그루밍(grooming)은 본래 마부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 시켜 관리하는 것을 뜻하는 단어다. 외모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을 가꾸는 남성을 그루밍족이라고 부르고, 면도용품, 남성전용 스킨/헤어 제품이 ’맨즈 그루밍‘이다.
그루밍을 안 써본 남성은 많지만 한번 그루밍을 써본 남성은 품질에 민감하다. 브랜드 밸류만 확보한다면 탄탄한 소비자 충성도를 얻을 수 있다.
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수염을 기르는 게 유행이 됐고, 남성 케어 및 향수 제품 수요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그루밍 시장의 대부분은 글로벌 기업이 점유한다. 미국 남성용 그루밍 시장 규모는 91억달러(’20)→93억달러(‘21)→94억달러(’22)→95억달러(‘23)로 향후 5년간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헬스 & 웰니스 트렌드에 소셜 미디어를 통한 외모 노출이 활발해지면서 그루밍 수요는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코트라 LA무역관은 ”MZ세대는 젠더(gender) 제약이 적어 앞으로 화장하고 자신을 가꾸는데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남성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안 대표는 ”북미 타깃이지만 두바이 바버숍, 호주·싱가포르·베트남·UAE·대만 등에서 현지 바이어들의 연락이 쇄도하고 있다. 위생개념이 생기고 가려움, 냄새 등에 대한 고민으로 그루밍 시장의 단단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티에소의 제품 라인은 ▲안티에이징 ▲컬러 코스메틱 ▲Hygiene 등이다. 안티에이징은 올인원로션, 아이세럼, 쏠 유브이 프로텍터, 올인원 데이&나이트 크림, 옴브레 팩 등으로 세분된다. ①피부 유연성이 높은 컴프리 ②거친 피부결 유연화, 항균의 마카 ③수분 유실방지, 주름 완화의 비타민 군 등이 주요 성분이다.
컬러 코스메틱은 ’Respect Yourself’를 슬로건으로 옴므밤, 포왁스(헤어 왁스) 등이 주요 제품. 남성 애용품인 립밤은 자연스러운 발색이 특징이다. 포왁스는 강력한 세팅력으로 무너지지 않는 스타일링에 압도적인 세정력으로 샴푸로 쉽게 씻겨 인기다.
하이진 카테고리는 메일 클렌저, 수딩크림, 라피도, 풋스프레이, 라피도 플러스, 클린 스칼프 샴퓨, 페이셜 클렌저 등으로 구성된다. 사타구니의 끈적임과 긁적임, 악취를 해결하고 가려움 및 습진 완화에 좋다. 패키지로 선물용으로 해외 바이어들의 문의가 잦다는 게 안 대표의 전언.
앞서도 글로벌 리딩 제품이 각 나라별로 70%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남성화장품은 ‘브랜드 밸류’가 중요하다. ”브랜드는 제품을 구별시키는 이미지와 경험의 집합“이라는 마케팅 격언에서 보듯 티에소는 상표·표지·숫자·글자·글자체·간략화된 이미지·로고·색상·슬로건 등에서 소비자에게 어떻게 인식될 것인가를 고민한다.
티에소(Tieso)는 스페인어로 ‘강하다’는 뜻. 남성의 고민을 명쾌하게 해결하며 강한 자신감을 갖도록 남성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남성과 여성의 피부가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고 산뜻한 마무릿감으로 청결부터 이너뷰티까지 남성을 만족시킨다는 브랜드 스토리를 강조한다. 품질은 의약품 수준으로 안전을 추구한다.
㈜안디바의 북미 마케팅을 진행하는 ALC21 알렌 정 대표는 ”애초부터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디자인의 단순함(black & white)이 고급제품으로 어필했다. 이미지로 관심을 끌어낸 시점에서 성분부터 인증까지 꼼꼼하게 준비(FDA OTC & CPNP)했기 때문에 북미+유럽 바이어에게 제품에 대한 강한 신뢰를 줄 수 있었다“라고 요점을 짚었다.
현재 티에소는 프로야구 ktwiz와 공식 후원사 협약을 맺고 국내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있다. 싱가포르의 자동차 레이스인 F1에 스폰서로 참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강한 인상을 심고 있다.
안정호 대표는 “15년여 의료기기 해외시장을 개척하면서 ‘브랜드 밸류만이 살 길’이라고 봤다. 단기적인 성공보다 힘들더라도 장기전을 택했다. 전직원이 ‘1ℓ의 생각만 하지 말고 1㎖의 꼼꼼한 실천’으로 소비자로부터 ‘티에소’의 브랜드 밸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성동격서는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는 속담이다. ㈜안디바는 미국에서의 밸류 상승을 통해 글로벌 수확을 코앞에 두고 있다. ㈜안디바가 K-뷰티 남성화장품의 미래를, 새로운 서사로 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