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장품이 한류를 날개로 삼아 다시 한번 비상을 꿈꾸고 있다. 화장품 대중 수출이 11년 만에 감소하자 ‘한류 열풍’을 활용해 위기를 극복하자는 논의가 활발하다.
올해 상반기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30년 만에 대 중국 무역수지가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정부와 경제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 가운데 대중 무역수지 적자 품목으로 ‘화장품’이 꼽혔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IIT)은 “2022년 상반기 중 대중국 흑자 품목 대부분에서 수지 악화 및 적자 품목수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즉 대중국 무역수지를 주도하는 20개 품목(흑자 10+적자 10) 중 13개 품목의 수지가 전년 대비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진단')
이 가운데 화장품은 전년 대비 5.1억달러나 줄었다. [ 24억달러(‘21년 上)→18.9억달러(’22.上) ]
국제무역통상연구원(IIT)은 “화장품은 중국의 궈차오(애국소비) 열풍으로 대중국 화장품 수출이 11년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고 전했다. 상반기 대중국 화장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7% 감소했다.(22.1Q –29.2% → 2Q –12.8%) (관련기사 화장품 중국 수출 10년 만에 역성장...‘거래·물류·궈차오’ 3대 절벽 뛰어넘어라 (cncnews.co.kr) , ‘C-뷰티 궈차오 굴기’의 성장 원동력 ‘중국 Z세대 공략법’ (cncnews.co.kr)
그 이유로 애국주의 성향을 띄는 중국의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자국산 소비가 확산되면서 대중국 화장품 수출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빅2인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내 점유율은 3.9%(‘19)→3.5%(’21)로 0.4%p 하락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전체 화장품 수출액 중 중국 비중은 46.3%로 전년 대비 6.6%p나 급감했다. 이에 반해 미국(9.2%→11.0%) 일본(8.7%→10.1%)의 수출 비중은 상승했다. 다만 중국 수출액 감소폭 〉 미국·일본의 증가폭이어서 전체 화장품 수출액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이에 대해 IIT는 “‘한류’를 보완해 현지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즉 알리바바외 샤오홍슈, 더우인 등 젊은 세대가 애용하는 플랫폼을 적극 공략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로레알 등 글로벌 브랜드들은 궈차오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중국 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렸음을 예로 들었다. 그 결과 프랑스가 일본과 한국을 제치고 상반기 수입화장품시장 1위에 올랐다. 때문에 한국 화장품기업도 로레알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 로레알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코로나 이전보다 1.9%p 증가했다.[10.3%(‘19)→12.2%(’21)]
한류를 활용해 화장품 위기를 극복하자는 아이디어는 대한화장품협회 이명규 부회장도 강조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전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지금이 화장품산업의 재도약 기회”라며 “규제 혁신을 통해 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규제 환경 조성 및 민간주도형 체계로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위기 극복 방안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한 국회 K-뷰티포럼 주최 ‘대한민국 화장품산업의 현재와 미래’ 세미나가 오는 9월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서 이명규 부회장은 ‘한류 확산과 한국 화장품 재도약을 위한 규제혁신’을 발제할 예정이다.
화장품은 대중 소비재 수출의 55%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소비재다. 정부도 대중 수출 적자 전환에 따라 위기 의식을 갖고 중간재 위주에서 소비재 비중을 확대하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산업이 규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현지 맞춤형 마케팅을 시급히 재정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