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화장품 수출액은 6.9억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13.5%나 감소하며 업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11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10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화장품 수출액은 올해 5월을 제외하곤 줄곧 9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이로써 1~10월 누적 수출액은 67.6억달러로 작년 수출액 92억달러의 73%에 불과했다. 남은 2개월 동안 별다른 반등 기미를 찾을 수 없어 2000년 수출액이 집계된 이후 최초로 역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대한화장품협회가 발표한 1~9월 누적 상위 20대 국가의 수출 증감률을 비교하면 중국(-22.8%) 홍콩(-34.6%) 러시아(-5.5%) 싱가포르(-3.5%) 인도네시아(-24%) 카자흐스탄(-5.2%) 등 6개국이 감소했다.
이에 비해 14개국은 증가세를 보였다. 몽골(55.2%) 캐나다(52.2%) 필리핀(45.1%) 아랍에미리트연합(36.6%) 키르기스스탄(22.1%) 호주(20.8%) 베트남(19.1%) 프랑스(10.8%) 등 8개국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중국·홍콩의 비중이 크다보니 이들 국가의 높은 성장률로도 중화권 부족분을 메우기는 어렵다.
특히 중국을 대체하는 K-뷰티 수출국으로 2위 미국(2.8%) 3위 일본(0.2%)에서 예상보다 낮은 실적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최근 화장품업계의 핫(hot) 지역은 일본이다. 특히 일본의 MZ세대가 저렴한 쁘띠프라(プチプラ, 쁘띠 프라이스의 약자로 저렴하고 품질 좋은 제품)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 K-뷰티에 관심도가 높은 편이며 스킨푸드, 3CE, 메디힐, 브이티코스메틱 등이 인기 브랜드로 꼽힌다. 주요 로드숍 기업들이 중국 대신 일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로프트 등 드럭스토어에 발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4차 한류 열풍과 함께 K-팝 아이돌의 영향으로 한국 여성의 피부, 메이크업, 라이프 스타일을 포함한 K-뷰티를 존중하는 분위기라는 게 현지 뷰티에디터가 전하고 있다. 그렇지만 인기가 높다고 해도 수출액 증가율이 미미해 이 부분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미국 시장을 두드리는 기업은 크게 늘었으나 막상 유통채널 입점 이후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누구나 진출할 수 있는 아마존과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미국 소비자를 만나는 게 만만치 않다는 반증이다.
미국 레브론 시니어브랜드 매니저 사라 장(Sara Chang)은 “K-뷰티 브랜드의 주요 경쟁자는 K-뷰티에 속한 브랜드들이며 이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며 “K-뷰티가 주요 셀링 포인트가 되어서는 안되며 미국의 뷰티 트렌드와 소비자의 니즈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즉 “K-뷰티 브랜드는 고품질의 스킨케어 제품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브랜드 수가 서서히 과포화 상태에 이르러 특별한 특징 없이 유사한 피부 효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분류되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8호 인터뷰 인용)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이라는 큰 손님 덕분에 K-뷰티가 유명해졌지만 중국 외 다른 나라로 진출하는 것은 역시 쉽지 않다는 게 현실”이라며 “이제라도 혁신 기술과 안전한 제품이라는 K-뷰티만의 차별성으로 하루빨리 재정비해야 한류 붐과 더불어 시너지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