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Qoo10)이 해외 직구시장의 강자로 발돋움할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10일 공정위는 큐텐이 (주)인터파크커머스, (주)위메프의 주식 취득 통한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국내 오픈 마켓 및 해외직구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적다는 판단이다.
큐텐은 올해 인터파크커머스 주식 100%, 위메프 주식 86%를 각각 취득했다. 이미 동남아 기반 오픈마켓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큐텐은 앞서 지난 2월 티몬을 인수한 바 있다. 큐텐의 물류계열사 큐익스프레스(주)가 큐텐 및 티몬에서 거래되는 상품의 배송사업을 맡고 있다.
공정위는 오픈마켓 시장은 네이버, 쿠팡 등 다수 상위사업자가 존재하고 큐텐의 기업결합 합산 점유율이 8.35%에 불과해 가격인상이나 담합이 증가될 가능성이 미미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티몬 4.6%+인터파크커머스 0.85%+위메프 2.90%=8.35%) 또 배송 서비스 부문 간 수직결합에도 점유율도 1%에 불과하다.
공정위는 큐텐의 중소 오픈마켓 사업자 통합으로 네이버, 쿠팡에 대항하는 유효한 경쟁자가 추가돼 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렇게 되면 온라인 쇼핑 시장은 ▲ 오픈마켓 ▲ 온라인 종합쇼핑몰 ▲ 온라인 전문몰(특정 카테고리 상품군만 판매) 등으로 재편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소셜커머스 2사는 큐텐에 인수됐고, 쿠팡은 종합몰로 전환됐다.
큐텐은 지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2008년 싱가포르에 설립한 회사로 아시아 지역 오픈마켓 사업을 기반으로 한다. 국내 소비자 대상 해외직구(해외 판매자 → 국내 소비자) 대행사업을 운영 중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150.4조원(거래대금 기준)이며 큐텐은 거래대금 6.9조원, 점유율 4.6%(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를 차지한다. 국내 오픈마켓 시장 규모는 82.6조원(거래금액 기준)으로 추정되며, 이번 결합으로 큐텐은 8.35% 점유율을 기록하게 됐다.
한편 급속도로 성장 중인 국내 해외직구 시장 규모는 약 5.3조원으로 추산된다. [4조677억원(’20년) → 5조1152억원(’21년) → 5조3239억원(’22년), 통계청] 이 가운데 큐텐은 7.72%, 인터파크커머스 0.46%, 위메프 0.38% 등을 차지한다.
해외직구 거래 유형은 ▲ 직접배송 ▲ 구매대행 ▲ 배송대행 등이 있다. 직접배송은 아마존(미국) 알리익스프레스(중국) 아이허브(미국) 이베이(미국) 큐텐(싱가포르) 등에서 국내 소비자가 해외 온라인쇼핑몰에서 직접 주문·결제하고 국내로 직접 배송받는 방식이다.
구매대행은 네이버쇼핑, 쿠팡, 11번가, G마켓, 옥션처럼 국내 구매대행 쇼핑몰에서 해외제품을 바로 주문하는 방식이다.
화장품만 놓고 보면 해외직접판매는 5.1조원(‘20) → 3.5조원(’21) → 1.1조원으로 -31%(‘21년) 69%’(22년)로 급감했다. 이는 따이공이 면세점을 통한 변칙적인 판매채널로 이용됐기 때문이다. 거품이 빠지면서 온전한 화장품 해외직판 금액은 ‘23년 1분기에 140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화장품의 해외직구는 2070억원(‘20) → 2467억원(’21) → 2507억원(‘22)으로 증가세다. 올해 1분기엔 7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나 증가, 가파른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의 ‘2022 해외직구 동향’에 따르면 화장품·향수는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3040세대가 주로 많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눈여겨볼 내용은 온라인을 통한 화장품의 해외직판 vs 해외직구 = 100 : 22%(’22)였으나 ’23년 1분기엔 1407억원 : 743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차이가 좁혀졌다. 화장품 업계가 긴장해야 할 대목이다.
이번 큐텐의 ‘몸집 불리기’는 11번가 인수설로 연결되며 향후 행보에 관심을 모은다. 증권가에 따르면 11번가는 아마존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으면서 해외직구 서비스를 강화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반면 위메프는 큐텐 인수 후 지난 6월 직구 매출이 전월 대비 22% 증가했다고 한다.
화장품의 주요 경쟁시장인 아세안에서 큐텐의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