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장품시장에서 K-뷰티 시장 점유율 감소 원인으로 ① 로컬 브랜드의 품질 수준이 K-뷰티 추월(?) ② 애국(궈차오) 마케팅 ③ 화장품 규제 ④ 온라인 채널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 변화 등을 꼽는다.
①과 ②는 중국산 화장품 브랜드의 기술력 제고 및 품질 향상, ③은 정부 시책에 따른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는 언제든 극복 가능하다. 하지만 ④는 ▲ 종합 온라인 ▲ 소셜 전자상거래 ▲ O2O 플랫폼 등 3가지로 분화하며 플랫폼 별 마케팅 콘텐츠를 준비하는 것이 필수다.
우리 기업들은 기존 종합(타오바오·티몰) → 소셜(더우인), 숏폼, 브이로그 채널 변화에 따른 마케팅 이동 및 진행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마케팅비 과다 출혈은 결국 중국 사업 축소 또는 철수라는 악재로 다가왔다. 중국 진출 필요성은 누구나 느끼지만 현실 대응은 차갑게 식은 상태다.
게다가 한국 진출 플랫폼의 P사들 횡포는 한국 기업에게 불쾌함을 더했다. 이렇다 할 노하우도 없으면서 과도한 마케팅비 전가, 왕홍 인센티브 빼돌리기, 과잉 유지 보수비 부담 등으로 파트너로서의 신의성실을 상실했다.
팬데믹 이후 중국 온라인 플랫폼은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온라인에서 정보 습득 및 구매를 결정하는 소셜마케팅이 활성화되고 있다. 소셜마케팅이 유통 중심으로 변화하며, 신규 브랜드가 지속 유입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이에 대해 코트라 상하이지부는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간 인터랙티브, 자체 제작 콘텐츠를 통해 쇼핑하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라이브커머스, 숏폼 등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비용이 높고 마케팅 툴(tool)이 복잡해짐에 따라 소외되는 기업도 발생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23 중국소비시장과 온라인유통망’) 이는 제품별 특성과 타깃 고객에 맞는 플랫폼을 선택하고 개별 마케팅을 펼쳐야 하는, 신채널 적응력을 키워야 하는 과제가 우리 기업에게 부과됐다는 의미다.
특히 라이브커머스는 플랫폼 지형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23년 상반기 더우인·콰이서우의 화장품 판매액은 각각 54.5%, 15.9% 증가한 데 비해 티몰·타오바오·징둥 등 전통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화장품 판매액은 감소했다. 종합 온라인 플랫폼 → 소셜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의 소비자 이동이다.
지난해 양대 쇼핑축제인 류이빠(6·18), 솽스이(11·11)에서도 이런 양상은 확인된다. 솽스이에서 종합플랫폼(알리바바, 징둥, 핀둬둬) 매출 9235억위안, 1.1%↓ vs 소셜플랫폼 2151억위안 18.6%↑으로 절대액은 종합이 앞서나, MZ 등 소비주류의 이동이 눈에 띈다. 류이빠에서도 종합플랫폼은 5.4%↑ vs 라이브 플랫폼 27.6%↑으로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의 매출증가율이 압도하고 있다.
이는 기업 실적에도 반영돼 중국 화장품 2위 기업 프로야(珀莱雅)는 매출의 90% 이상을 라이브커머스에서 올린다. 100여 개 채널에서 임플로이언서(employee+influencer)가 하루 6~8시간 라이브를 통해 하루 3백만 위안(약 5억원)의 매출을 올린다고 한다.
이들 쇼핑축제에서 화장품 톱 20위권에 진입한 K-뷰티는 찾아볼 수 없다. 무협 상하이지부는 “솽스이에서 타오바오는 기업의 생방송 지원을 확대하고 고객 노출도를 높이는 마케팅으로 입점기업 중 38개 기업의 생방송 판매액이 1억위안을 돌파하고 451개의 판매액은 1천만 위안을 넘어서는 성과를 올렸다”라며 “라이브커머스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필수가 됐다”라고 진단했다.(무협 상하이지부, 솽스이 현황 및 결과 보고)
중국 전문가 김형렬 대표는 “2030 여성의 모바일 첫 화면과 많이 보는 채널이 더우인이다. 매일 3시간 이상 시청한다. 소비자 신뢰도 높다”라고 말한다. 라이브커머스의 매력은 터치 3회로 결제, 배송까지 이뤄진다는 점이다. 소비자로선 번거로운 절차 없이 직관 소비가 가능하다. 기업으로선 구매력을 높이는 최고의 채널인 셈이다. 그러면서 그는 “모바일용을 기준으로 콘셉트·브랜드 스토리·성분·연구 활동·면세점·팝업스토어·볼거리·재미있는 동영상·배경·단상자 등의 정보, 자료 등 ‘꺼리’(콘텐츠)를 많이 제공해 왕홍을 활용해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한편 O2O 플랫폼은 주로 중고가 프리미엄 마트로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중심으로 30분 내 배송 등 특화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프라인 고객 편의를 위해 플랫폼 자체 시스템 또는 위챗·메이퇀 등 오픈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배송을 진행한다. 류이빠, 솽스이 등 온라인 세일 참여는 안하지만 수급 현황에 따라 비정기 세일 등 개별 판촉을 진행한다. 올리브영의 온·오프라인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온라인 플랫폼은 한국과 달리 변화가 빠르다. 소비습관이나 문화적 차이도 일부 있지만 디지털화(AI·빅데이터·IoT) 가속화는 새로운 마케팅 툴의 등장을 예고한다. 우리 기업으로선 플랫폼 적응 역량을 키우는 게 시급해졌다. 수출 100억달러 달성을 위해선 'China+'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