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제약·화장품 위크(ICPI WEEK 2021) 및 국제포장기자재전(KOREA PACK)이 5월 25일 킨텍스에서 막을 올렸다. 주최사인 경연전람은 14개국 25개사와 국내기업 69개사가 참여해 96건의 수출 상담을 진행하며, 80여 차례의 컨퍼런스 및 세미나가 동시에 개최된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는 국제화장품원료·기술전(CI Korea 2021) 및 국제의약품·바이오산업전(Korea Pharm & Bio 2021) 등 6개 전시회가 동시에 열렸다. 오는 28일까지 진행되며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icpiweek.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첫날임에도 포스트 코로나의 활로를 찾으려는 관계자들의 행보가 활발했다.
이날 전시회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엄격히 준수하며, 순조롭게 진행됐다. 예년의 활기찬 모습보다 차분하게 집중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분위기여서 실속있는 상담 및 컨퍼런스, 세미나에서는 풍성한 내용이 오갔다.
화장품 세미나에선 리이치24시코리아(주)의 ‘중국 화장품/의약품 시장 및 규제동향 워크샵’이 충분한 거리를 둔 좌석이 거의 차는 성황을 이뤄, 최근 중국 화장품시장 동향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리이치24코리아(REACH24H KOREA) 손성민 지사장은 “중국화장품감독관리조례 시행은 한국 기업에게 신원료 등록 완화, 시스템 오픈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렇지만 새롭게 원료~완제품까지 까다로운 규정 추가, 나고야의정서와의 연계, 로얄티 지급 확대, 안전성 및 효능 효과 임상자료 요구의 중국어 자료 준비, 임상의 중국기관 활용 등 대응할 내용과 비용 상승이 걱정스럽다”라고 진단했다.
또한 “아직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한국 기능성화장품의 경우 임상을 따로 진행해야 하는 문제가 있으며, 효능·효과의 웹사이트 공개로 소비자 및 기관의 클레임 제기 가능성이 높다”라며 “경내책임자(안전성평가사 및 품질안전책임자)의 책임이 커지고, 부작용 모니터링 보고서 작성, 생산실적 보고 등 브랜드사의 전반적인 책임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손 지사장은 “다방면으로 접촉한 결과 브랜드사+제조사+원료사 별로 대응을 잘하고 있다. K-뷰티가 안전성+효능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판 후 관리’를 잘한다면 중국 소비자 신뢰를 얻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2021 중국 화장품시장 트렌드 Top10’을 발표한 리이치24코리아 박정준 책임연구원은 중국 로컬브랜드의 주요 움직임과 분석으로 박수를 받았다. 박 연구원이 제시한 트렌드는 ①CBD 제품의 금지성분으로 전환 ②Niche 향수(小众香水), 유럽 수입브랜드의 가파른 성장 ③중국 로컬 남성케어 브랜드의 글로벌 아성 도전 ④기능성 스킨케어의 피부과, 약국 기반 브랜딩 ⑤로컬 브랜드의 메이크업 시장 주도 ⑥DIY 염색 제품 인기 ⑦미용기기, 수입 브랜드 주도 ⑧High-end 세탁세제 ⑨Live-streaming ⑩오프라인 매장의 새로운 변화 등이다.
그는 “중국은 코로나19 초기의 타격에서 벗어나 작년 4월 이후 빠른 성장세로 전환했으며, ‘건강+안전’이 주요 판단기준이 되면서 피부과 의사나 전문가 의견을 중요시하고 있다. 이에 틈새(niche)를 공략한 새로운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온라인 판매 확장 속에서도 경험과 서비스에 집중하는 오프라인 채널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온+오프라인 채널 결합을 통한 매출 동력 확보 노력이 활발하다”고 전했다.
주목되는 점이 “로컬브랜드의 틈새(niche), 새로운 트렌드 주도→독창적인 온라인 마케팅→금융기관의 대규모 투자→공격적 매출 성장→IPO”의 패턴이다.
남성케어 브랜드인 Make Essence는 ’19 12월 티몰에 공식 매장 오픈 후 20여 개 SKU로 12만 8천명의 팬을 보유하며 8개월 만에 4회에 걸쳐 수억 위안의 자금을 조달했다. Dear Boy Friend(‘20 창업)는 바디워시, 향수, 마스크팩 등 매월 평균 1천만위안(17억원)을 판매하며 골드만삭스, 화창증권 등으로부터 세 차례 투자를 받았다.
중국 기능성 스킨케어 온라인 시장규모는 796억위안(14조원, ‘20). 회복진정, 항알러지, 여드름 케어 분야 기능성 제품이 많으며, 중국 여성 3명 중 1명은 민감한 피부 문제를 갖고 있다는 조사도 있다. Renhe(仁和) 제약의 서브 브랜드 Yaodu Renhe, 상하이 자화 Dr.YU, BIOHYALUX 등이 약국 체인점을 주요 유통채널로 급성장 중이다. WINONA는 피부과 의사와 제품 R&D 협업, 약국체인 매출 78% 증가(’19), 솽스이(‘20) 티몰 스킨케어 브랜드 중 유일한 로컬 브랜드로 최근 모회사가 IPO를 완료했다.
메이크업 시장은 로컬브랜드 화시즈(Florasis), Perfect Diary가 1, 2위(티몰, 솽스이(’20) 매출)를 차지, 글로벌 브랜드 아성을 깨트렸다.
박정준 연구원은 “최근 퍼펙트다이어리의 모회사인 이센이 인수한 Little Ondine은 ‘20년 매출이 4천% 증가, 더우인(틱톡)에서 아이라이너가 1억5천만건 트래픽과 1500만 건의 좋아요를 받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라며 “로컬브랜드의 독창적인 온라인 판매전략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중국 로컬의 급성장에는 Live-streaming을 통한 전자상거래 활성화가 뒷받침됐다. 작년 솽스이에서 라이브 방송을 통한 판매액은 729억위안(12.8조원), 왕홍 viya는 하룻밤만에 53억위안(9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20)는 9710억위안(170조원)에 달한다. 향후 더욱 확장되고 혁신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로드숍 등 기존 매장 매출이 급감하고 폐점이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오프라인 매장 등장도 로컬 브랜드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기존 매장에 비해 화려하고 독창적인 매장 인테리어와 패셔너블한 니치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어필한다. 매장 내 뷰티 어시스턴트(BA) 대신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Wow Colorist 는 ‘20년 600개 매장을, The Colorist는 작년 상반기 100개 이상 오픈했다.
박 연구원은 “Colorist는 최초의 메이크업 컬렉션 매장으로 대형 컬렉션+패스트 패션 콘셉트로 14~35세 소비자를 타깃으로 ’고품질·개인화‘ 제품과 경험을 제공한다. 베이징 1호점은 홍보활동 없이도 하루만에 20만위안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 10억위안(175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며 역동적인 중국 시장에서 활로 모색을 주문했다.
이번 리이치24코리아의 세미나를 통해 新화장품법 시행과 로컬브랜드의 창의적인 마케팅에 “K-뷰티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라는 난제를 실감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