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유커가 돌아온다, 중국 단체관광 부분해제

면세 채널에 숨통…중국 업체 ‘눈치 보기’ 사라지면 득이 될 것

중국 국가여유국은 28일 사드 배치로 인한 한국으로의 유커 단체관광을 부분 해제했다. 3·15 유커 단체관광 방한 금지에서 8개월만이다.


다만 이번 조치는 베이징, 산둥지역에 한해 일반 여행사들에 한국행 단체 관광을 허용하기로 했다. 업체 관계자는 “베이징시와 산둥성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개방하지 않고 앞으로 지역에 따라 단계적으로 한국행 단체관광을 풀어주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일반여행사로 제한, 온라인 여행사 상품 취급은 허락되지 않았다. 허가 지역 외에서 여행사 상품을 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 측이 원하는 전세기 운항이나 크루즈선 정박은 언급되지 않았다.


또 국가여유국은 “어떤 항목에서도 롯데그룹과의 협력은 금지한다”고 통보했다. 한국행 상품을 판매할 때 롯데그룹의 호텔 숙박이나 면세점 쇼핑 포함을 금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 사드 배치 장소(성주 골프장)를 제공한 롯데에 대한 표적 보복조치가 계속된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향후 한국 업체가 중국과 배치되는 경우 철저히 보복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준 것이다.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나온 이번 조치는 중국이 일부 성의 표시를 한 것이라는 얘기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3불 원칙 합의 실천 압박과 더불어 고삐를 틀어쥐고 길들이려는 태도다. 앞서 10월 31일 중국과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로 인한 갈등을 뒤로 하고 양국 관계를 조속히 정상화하기로 합의한 후속 조치라고 중국 언론은 설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한적이나마 유커 금지 조치가 해제된 것은 다행이다. 면세점 채널 비중이 큰 화장품 업계로서는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단계적으로 풀릴 것이란 기대도 전했다. 국내 면세점 외국인 매출액에서 단체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45.2%, 2014년 50.6%, 2015년 46.9%, 2016년 53.1%를 기록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사드 부분 해제는 분위기 조성용으로 보는 게 좋다. 어차피 경제 제재는 오래 갈수록 양국 업체 관계자들의 피해나 피로도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화장품 업계로서는 눈치 보기만 없다면 좋다”고 말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손성민 연구원은 “최근 ‘2017 홍콩 미용전시회’에 한국 업체가 중국 다음으로 500여개사가 참가한 것은 중국 진출 우회 전략 마련을 위한 것도 있다. 또 중국·홍콩 화장품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국산이 값에 비해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 통한 우회 전략으로라도 중국 시장을 뚫으려는 업체의 노력은 사드 관련 조치와 상관없이 지속돼야 한다"고 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홍콩의 온·오프라인 시장을 통해 한국산 화장품을 구매하고 있다. 2016년에는 81%나 증가할 정도였으나 올해 상반기 6.9%로 둔화한 상태. 우회 시장으로서 홍콩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한편 10월 유커의 방한 수는 24만4541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8.5% 감소했다. 유커는 3월 15일 한한령 이후 47.2%(3월)→73.6%(4월)→71.9%(5월)→73%(6월)→74.8%(7월)→69.8%(8월)→62.5%(9월)→58.5%(10월) 등 8개월째 감소해왔다. 7월을 정점으로 조금씩 줄더니 감소율이 10월엔 16.3%p 준 58.5%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관광객 수는 263만1779명이다.


이번 중국 국가여유국의 부분 해제로 실질적인 효과는 내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중국 국가여유국은 북한 관광 상품은 접경 지역인 랴오닝·지린성의 관광객에 대해서만 허용된다고 밝혔다. 북한의 외화 수입원을 조이기 위한 조치다. 또 일본에 대해서는 2018년 관광객 수가 직전 2년간의 평균을 넘어서는 안된다고 규정했다. 중국 관광객의 일본 관광 열기가 뜨거워지자 중일 관계의 온도차를 감안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중국이 한국·북한·일본에 대한 관광 정책조차 중국의 외교 압력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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