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북한 화장품 ‘봄향기’, 20개국 수출 효자품목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소 북한 4개 품목 성분 분석...한국의 1970~80년대 수준, 기초화장품에 치중
개성고려인삼 화장품세트, 북한 신혼주부의 혼수로 인기
'북한 여성과 코스메틱' 북한 화장품 산업 현주소 담아 출간

4·27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화장품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북한의 화장품산업과 관련한 자료는 2017년 출간된 ‘북한 여성과 코스메틱’이 최신 자료를 수록하고 있다.


이 책은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교수, 채수란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 연구원, 이가영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가 저술한 것으로 아모레퍼시픽재단의 지원을 받아 출간됐다. 이 책에서 북한의 화장품산업 관련 내용을 발췌 소개한다.




#1 경공업성에서 담당, 평양화장품공장·신의주화장품공장이 빅2


북한의 화장품산업은 노동당에서는 경공업부, 내각에서는 경공업성, 화장품 생산은 국가과학원의 경공업 분원에서 담당한다. 북한의 화장품, 비누, 치약, 기타 화학일용품 분야 기업은 2000년 이후 46개 업체로 파악된다. 특히 신의주화장품공장, 평양화장품공장에 대한 투자가 두드러진다. 2000년 이후 합작회사 1개(묘향천합작회사), 자체 신규 공장 1개(평양향료공장)이 확인되는데 이는 주민들의 화장품 수요 증대를 방증해 공장을 신규로 확충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장품류의 수입은 2014년 980만달러를 기록, 2009년 대비 10배가 넘었으며, 비누류는 2002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동년 대비 20배가 넘는 200만달러를 기록했다.


화장품을 연구하는 기관은 1954년 7월 13일 창립한 ‘경공업화학 분원’에 속한 ‘향료 및 화장품공학연구소’다. 조직은 향료연구실, 분ㅅ헉실험실, 미상실로 구성되며, 2009년 정부 직제 개편으로 신설된 평양시 동대원구역에 위치한 ‘식료일용공업성’ 산하에 여러 공장이 속해 있다. 그중에는 화장품을 생산하는 평양화장품과 신의주화장품공장이 소속되어 있다.




신의주화장품공장은 김정은의 관심 공장으로 최첨단 설비를 갖췄다. ‘봄향기’라는 브랜드가 생산되며 향수와 립스틱, 동안 피부용 종합 화장품, 온갖 종류의 크림 등이 생산된다. 인근 약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품질이 좋다고 공장 측은 강조한다. 중국 관광객들이 한 세트 1000위안(약19만원)을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화장품공장은 ‘은하수’ 브랜드의 화장품을 생산한다. 비누와 샴푸 그리고 살결물과 물크림을 비롯한 60여 가지의 기능성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다. 2015년 2월 5일 김정은이 현지지도했다고 로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는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직접 관리하는 공장이라는 의미다. 은하수 브랜드는 인삼이나 알로에, 쑥 등 자연성분을 이용해 기능성 화장품을 만들기 때문에 중독이나 부작용이 없다는 특장점이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밖에 ‘강서화장품공장’, ‘청진화장품공장’, 함경북도 회령의 ‘유선화장품공장’, 평양의 인삼화장품 생산 전문 ‘장미무역회사’가 있다. 함흥의 ‘함흥일용품종합공장’에서는 450여 명이 근무하며 일용품, 화장품, 잡화를 생산 북한 주민에게 공급하고 수출도 한다.


#2 북한 4대 브랜드, 은하수·봄향기·금강산·미래


북한화장품의 4대 브랜드는 ‘은하수’, ‘봄향기’, ‘금강산’, ‘미래’ 등이다. 은하수 화장품은 낮용 크림, 밤용 크림, 천연살결물, 물크림 등이 있고 클렌징폼격인 세척크림도 나온다. 2017년 은하수화장품에서 ‘자외선 피부보호 화장품’을 출시했다는 ‘조선신보’ 보도도 있다.


봄향기는 북한 여성과 외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화장품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작명했다고 한다. ‘고려인삼’의 추출물을 주원료로 수십 가지의 한방 약재를 배합해 만든 ‘봄향기’는 개성인삼살결물, 개성인삼물크림 등 10여 가지에 2012년부터 기능성 화장품을 출시했다. 미백 기능성으로 ‘미백 살결물’과 ‘미백 물크림’ ‘미백 영양액’이, 자외선차단제로는 ‘햇볕 방지 크림’이 새로 나온 상품이다. ‘봄향기’는 국제발명전시회에 두 번이나 입상하고 세계 2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북한의 효자 수출품이다.


‘금강산’ 화장품은 살결물, 물크림, 크림, 미백영양물, 밤크림, 자외선방지크림, 수세미 오이 살결물, 세면 크림 등이 판매된다. 특히 개성고려인삼 라인으로 일반 살결물, 생인삼살결물, 크림이 있다.


‘미래’ 화장품은 개성고려인삼 치약, ‘옥류’ 브랜드의 인삼비누도 생산된다. 미백영양물, 물크림, 크림, 밤크림, 분크림 등 일곱 가지로 구성된 개성고려인삼 화장품 세트는 북한 여성의 결혼 혼수로 가장 선호하는 제품이다. 황금색 포장 용기와 외관이 한국산 화장품을 벤치마킹해 세련되고 고급스런 이미지다. 평양에서는 인민반장에게 결혼한다고 하면 국가에 보고해 화장품 쿠폰 격의 구매표를 발급받아 준다. 상점에 구매표를 제시할 경우 봄향기 화장품 세트를 받을 수 있다.


북한의 화장품산업은 인공 및 합성원료 대신 천연원료를 많이 이용해 고급 기능성 화장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고가인데다 생산량이 부족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북한의 화장품 유통은 백화점을 비롯한 국영상점과 장마당을 통한 시장 거래라는 두 가지 통로로 이뤄진다. 국영상점은 중산층 이상의 주민이 구매한다. 평양화장품공장이나 신의주화장품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선호하지만 가격도 비싸고 공급 부족으로 일반 서민들은 지방에서 만든 화장품이나 브랜드가 없는 화장품을 주로 구매한다.


#3 개성공단에서 합작 후 3단계 전략 제안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북한 화장품을 파악하기 위해 2016년 6월~2017년 1월까지 64개 품목의 성분 분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북한 화장품의 제조기술은 한국의 1970~1980년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생산·보존 및 포장기술의 한계로 인해 유통기한이 최대 2년으로 국내의 3년에 비해 짧은 편이다.


분석 화장품은 기초 47개, 페이스 팩 2개, 클렌징 폼 3개, 샴푸·린스 2개, 비누 3개, 치약 1개, 립글로스 1개, 립스틱 1개, 콤팩트 1개, 향수 3개다. 기초화장품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낙후된 금형기술로 용기 펌프, 스프레이 등이 작동되지 않고 내용물이 새어나오는 등 조악한 편. 제품 성분 표기는 미흡해 아예 없거나 있어도 함유량 상관없이 나열되어 있다.


북한에서는 신부가 한국, 조선(북한), 중국 세 나라 중 어느 나라 화장품을 예물로 받았느냐에 따라 친구들에게 각기 다른 평가를 받는다. ‘한국산을 받으면 시집 잘 갔다’, ‘북한산을 받으면 보통이네’, 그리고 ‘중국산을 받으면 고생문이 열렸다’ 등의 말을 듣는다.


저자들은 한국산 화장품의 북한 진출에 대해 △화장품 사용 공론화 △개성공단을 통한 남북한 합작회사 설립 후 단계별 생산[1단계(기술지도)-2단계(기초 등 시범 생산, 중저가 수준의 화장품 생산으로 수요 창출)-3단계(소득 3000달러 육박 후 고급 및 기능성 화장품 생산)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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