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이 신사옥 준공과 함께 ‘용산 신시대’를 연다. 용산에 둥지를 튼 후 세 번째 사옥 건립이다.
창업자 서성환 회장이 1956년 현재 부지에서 사업 기반을 다지고 사업 확장에 맞춰 1976년 10층 규모의 신관을 준공한 바 있다. 그리고 61년만에 같은 장소에 아시안 뷰티를 대표하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용산시대를 개막하는 셈이다.
신본사의 설계는 영국의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맡았다. 그는 화려한 기교 없이 절제된 아름다움을 지니면서도 편안하고 풍부한 느낌을 주는 백자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어 아모레퍼시픽그룹 신본사에 차용했다.
단아하고 간결한 형태의 외관에 한옥의 중정을 연상시키는 건물 속 정원 등 한국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요소들을 곳곳에 반영했다. 또한 한국의 젊은 건축가들과 협업해 신용산역 지하 공공보도와 본사 뒤쪽 공원관리실 등을 꾸몄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신본사는 지하 7층 지상 22층으로 연면적 18만9000㎡(약 5만7150평) 규모로 7000여 명이 근무할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건물 내 자리한 세 개의 ‘루프 가든’이다. 5층과 11층, 17층에 5~6개 층을 비워내고 마련된 건물 속 정원이다. 근무 중 자연과 호흡하고 계절 변화를 느끼며 편안하게 소통하는 휴식공간이다.
건축 과정에서 서경배 회장의 의중이 많이 반영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기업 성장사를 이어간다는 의미와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무, 주변 지역과의 조화를 원칙으로 '연결(Connectivity)' 키워드를 적용했다.
저층부는 퍼블릭 공간으로 직원들과 방문객에게 열린 시야를 제공한다. 1~3층의 층고 15.9미터의 대형 공간 ‘아트리움’은 공익 및 문화공간으로 소통을 강조한다. 개방성을 강조하고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책임감을 공유토록 했다. 1층에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로비, 전시도록 라이브러리, 오설록 등이 들어서며 2층은 어린집과 고객연구공간, 대강당, 이니스프리 카페로 조성된다. 3층은 다양한 크기의 컨퍼런스룸으로 구성된다.
5층은 임직원을 위한 복지공간이다. 직원식당과 카페, 피트니스센터, 휴게실, 힐링존(마사지룸) 등으로 꾸며진다. 업무시설은 6층 이상에 들어선다. 열린 소통을 위해 칸막이를 없앤 오픈형 데스크에 상하 이동이 자유로운 내부 계단을 마련했다. 개인 업무 공간 외에 협업을 위한 공용 공간도 확대했다. 업무 성격에 따라 유연한 환경을 제공한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신본사에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을 비롯 아모레퍼시픽·에뛰드·이니스프리·에스쁘아·아모스프로페셔널·에스트라 등 주요 뷰티 관계사 임직원 3500여 명이 입주한다. 입주는 20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신본사가 아름다움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대한 비전’ 달성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