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서경배 ‘즉시 결행(Act Now)’ vs 차석용 ‘半九十里’

아시아 대표기업 놓고 진검 승부, 아모레퍼시픽 결기(決起) vs LG생활건강 전력(全力)
서경배 회장…단독 체제로 공격 경영 선언
차석용 부회장…마지막까지 ‘최선’ 강조, 리스크 선제 대응

2018년 빅2의 신년사는 ‘아시아 № 1’을 향한 두 기업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서경배 회장은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로서의 원대한 기업’을,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은 ‘아시아 대표기업으로 발돋움’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서경배 회장의 결기(決起)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신년사에서 “원대한 기업(Great Brand Company)'을 향한 아름다운 항해의 새해 경영방침으로 ‘즉시 결행(Act Now)'을 선언했다. 구호 자체에서 결연한 의지를 밝힘으로써 강력한 드라이브를 예측케 했다. 2일 아모레퍼시픽 서경배·심상배 대표체제에서 서경배 단독 대표 체제를 알림으로써 ’친정(親政)‘ 의지를 내비쳤다.


새해 첫 일성으로 서경배 회장은 “△세계를 놀라게 할 혁신적인 상품 개발 △고객을 기쁘게 하는 고객 경험 선사 △확고한 디지털 인프라와 역량으로 디지털 시대 선도를 주문”하며 “이를 위해 각자가 할 수 있는 일 중 작은 것이라도 하나씩 구체적으로 즉시 결행하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6개 중점 추진 전략으로 △혁신상품 개발 △고객경험 강화 △디지털 혁신 △글로벌 확산 △미래경영 준비 △지속가능경영 및 인재 육성 등을 제시했다.


서경배 회장의 일관된 지론이 ‘브랜드 특이성(Brand Singularity)’이다. 그는 “고객에게 새로운 감동을 줄 수 있는 혁신적인 상품을 선보일 것”을 요구한다. 깊이 있는 고객 연구와 분석을 통해 연구소-마케팅-생산-물류-영업부서 등의 원활한 협업으로 선제적이고 민첩하게 상품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강점인 스킨케어 분야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메이크업과 헤어케어를 차세대 성장 카테고리로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차석용 부회장의 전력(全力)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은 “2018년은 중국경제 성장둔화, 국내경기 불확실성, 보호무역주의 등 산재한 변수들로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아시아 대표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지금까지 이룬 것에 자만하지 않는 반구십리(半九十里)의 자세로 힘찬 여정을 함께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반구십리는 “100리 길을 가야 하는 사람은 90리를 절반으로 삼는다”는 ‘행백리자 반구십리(行百里者 半九十里)’에서 나온 말. 우리나라 속담 ‘시작이 반이다’가 행동을 권장한다면, 중국 시경의 ‘반구십리’는 무분별한 시작보다는 유종의 미를 강조한다.


시작은 잘못됐으면 즉시 수정할 수 있지만 골인지점에서의 변신은 허용되지 않는다. 마지막 10%의 끝맺음이 결국 최종 승패를 판가름하는 것이다. 차 부회장은 “사람은 만년(晩年)을 보라는 말이 있듯…90리나 오고서도 이제 절반쯤 왔구나 하는 마음가짐이라면 그 여정의 마지막에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야구에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교훈처럼 끝까지 최선을 다해줄 것을 그는 당부했다.


신년사에서 차 부회장은 먼저 지난해의 어려운 사업 환경에서도 ‘후’와 ‘숨’과 같은 럭셔리 화장품 차별화와 적극적인 중국 사업 육성을 통해 크게 성장하며 탁월한 성과를 이뤄낸 임직원들을 치하했다. 그는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묵묵히 내진설계를 지속해온 임직원 여러분의 노력으로 놀라운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표현했다. 내진설계는 내구성이다. 상하좌우 진동을 견디는 응력(應力)이다. 차 부회장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LG생활건강의 내진설계는 외부환경 변화에도 사업이 흔들리지 않도록 △럭셔리 성장 및 프리미엄 경쟁력 강화 △생활용품사업의 차별화된 제품 통한 해외사업 강화 △음료사업의 생수사업 활성화 등의 추진을 담고 있다.


차석용 부회장은 2018년 중점 추진사항으로 △국내를 뛰어넘는 아시아 대표기업으로 발돋움 △사업리스크 선제적 대응 △제조 및 R&D 역량 혁신 등을 제시했다. 그는 “안정적인 사업운영을 저해하는 이슈들을 사전에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사업성과와 브랜드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인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제조 및 R&D 역량 혁신을 위해 4차 산업혁명 등 패러다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생산체계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서경배 회장은 단독 친정체제 복귀와 함께 ‘즉시 결행’의 공격 경영을 선언했다. LG생활건강의 차석용 부회장은 ‘반구십리’로 “긴장을 늦추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역설했다.


그 배경은 2017년 성과에 대한 반작용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우울했다면 상대적으로 LG생활건강은 자신감이 충만하다. '2018 아시아 대표기업의 타이틀' 매치는 아모레퍼시픽의 결기(決起) vs LG생활건강의 전력(全力)의 싸움으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빅2의 하루 길이는 25시를 가리키고 있다.  

관련기사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