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식약처장과 업계 대표 정책 간담회

류영진 처장, "업계 애로사항 건의에 규제 개선으로 화답"
기능성화장품 시험 심사기간 30일로 단축, K-코스메틱 세계 로드쇼 2019년 두바이 개최
“제조업자 표기 삭제 건의에 적극 검토”

시기는 적절했고, 대화는 유익했다. 청년 창업가의 혁신 성장 사례 발표가 분위기를 달구었고, 참석자들은 K-코스메틱의 발전을 기원했다. 29일 아모레퍼피시픽 본사 회의실에서 열린 ‘류영진 식약처장과 화장품업계 정책간담회’의 모습이다.




식약처 관계자 및 화장품업계 대표 14명과 기자단이 착석한 가운데, 류영진 식약처장은 “(자신은) 앞으로 어떨지 모르지만 식약처의 ‘늘공(늘 공무원)’이 업계의 애로사항을 개선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주문하겠다”며 분위기를 잡았다.


#1 식약처장, “화장품산업은 미래 상생발전 신산업 모델”




현재 K-코스메틱은 회색 백조(grey swan: 위기를 예측하지만 해결책이 무엇인지, 영향은 어떨지 알 수 없는 상황)가 날아다니는 형국. 대한화장품협회 이명규 부회장은 ‘위기 맞은 K-코스메틱’의 요인으로 △사드 리스크로 중국 관광객 55% 감소 △중국 로컬화장품 기업의 급성장 △따이공 판매 등 규제 강화 △누적된 내수경기 침체 △국내 업체간 과다경쟁 △온라인 쇼핑 증가, H&B숍 스토어 부상 등을 꼽았다.


이런 상황에서 류영진 식약처장이 산업 현장에서 화장품업계 애로사항을 직접 듣는 자리를 마련한 타이밍은 좋았다. 류 처장은 “K-코스메틱이 최근 5년간 연 40%대 성장하며 세계 4위로 올라서고, 미래를 이끄는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데에는, 서경배 대한화장품협회장을 비롯 업계의 혁신과 노고가 있었다”고 치하했다.


이어서 “식약처는 화장품 분야의 규제를 풀고 어떻게 하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화장품산업이 고무적인 이유는 수출액의 80%를 중소기업이 담당하는 것이며, 일자리 창출과 대-중소-소상공인의 상생발전 모델의 좋은 사례로 주목한다”며 “이 자리에서 허심탄회하게 고쳐야 할 규제를 말해 달라. 제도개선을 충분히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라며, 이를 통해 G2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인사말을 했다.


#2 서경배 협회장, “K-코스메틱 도약 발전으로 국격 높일 것”




대한화장품협회 서경배 회장은 “업계 노력과 식약처의 규제 혁신, 다양한 지원으로 K-코스메틱이 수출효자산업,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에서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말하고 “식약처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화장품산업의 새로운 도약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뜻깊은 기회가 되자”며 기대감을 전했다.


이날 정책간담회는 업계의 애로사항 청취와 식약처의 현황 설명 및 개선 검토 의지를 밝히는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코스맥스 김재천 대표는 “자외선차단제의 경우 리드타임이 60일인데, 트렌드에 민감하고 계절 수요 요인 등으로 이를 지키기 어렵다”며 업계의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서 김 대표는 △이미 심사받은 자외선차단제와 미백 등 고시 성분 복합제는 심사 대상에서 보고서 대상으로 전환 △기능성화장품 제도 확대 취지에 맞게 보고 요건 완화 등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류영진 처장은 “최대한 심사기간 단축을 통해 업계를 지원하라고 지시했는데 그 부분에 관해 정책과장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답변하라”고 말해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성진 화장품정책과장은 “자외선차단제 등 심사받은 고시성분은 심사대상에서 보고 대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또 보고 요건이 되면 바로 판매가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이밖에 기능성화장품의 시험방법 심사 기간을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박헌영 상무는 “효능 관련 문구 등 엄격한 광고기준 때문에 소비자와의 갭이 있는 등 어려움이 크다. 광고 표현은 전문적이고 과학지식이 바탕이 돼야 한다. 외국처럼 민간 전문기구에 위임해서 광고심사를 받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의약품과의 경계 선상에서 화장품 효능 표시가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와 관련 기준이 마련된다면 협회와 협의해서 자율광고 심의를 민간단체 위임 등 개선책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3 문화공연 연계 ‘K-코스메틱 세계 로드쇼’ 예산 확보


나우코스 노향선 대표는 “지난 홍콩 코스모프로프 박람회에 한국 기업이 615개가 참여하는 등 숱한 해외 박람회 참가로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이 크지만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 대신 국내에서 원료부터 제조, 브랜드사 등을 포함하는 종합박람회를 개최해, 해외바이어가 찾아오게끔 하는 등 지원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화장품기업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게 관건이라고 들었다. 최근 K-POP 붐을 타고 신한류가 불고 있다. 이를 K-코스메틱과 연계해 내년에 두바이에서 ‘K-코스메틱 세계 로드쇼’를 기획하고 있다. 화장품과 문화공연을 결합해 우리나라 화장품 브랜드의 해외 홍보를 강화하고자 한다. 또 G2로 가려면 국내에서도 세계적인 화장품 박람회가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중소기업 대표들도 여럿 참석해 수출 관련 애로사항을 밝혔다. 코스메랩 박진영 대표는 “올해 10월까지 작년 실적을 상회하는 52억 달러의 수출고 중 중소기업이 80%를 담당했다. 중소기업이 중화권 외에 유럽·북미·중동 등에 진출하려면 나라별 위생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비용 부담이 과하다. 국가별로 제도·유통 관련 온라인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한 박 대표는 “유럽 세포라에는 한국산 화장품 브랜드 대신, 세포라 PB제품이 K-뷰티 코너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제조업자 표기’를 통해 직접 ODM 생산하기 때문인데, 한국 업체의 브랜드를 통해 수출이 이뤄지도록 이 규정을 없애달라”고 건의했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수출지원센터를 통해 체계적 지원이 이뤄지도록 설계했다. 이는 늘공들이 약속을 해야 한다”고 말해 장내에 웃음이 터졌다.


김영옥 바이오생약국장은 “화장품 수출지원을 위해 국가별 요구하는 규제를 조사하고,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는 국가는 산업통상부와 함께 통상 협상을 통해 우리 측 요구가 받아들여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통관절차 간소화는 우리가 줄기차게 주장해서 나온 결과다. 또한 아세안의 규제 당국의 공무원을 초청, 교육 및 우리나라 가이드라인이 자국의 참고가 되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중간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PB제품 관련 ‘제조업자 표기’ 내용은 듣고 있다. 그 부분은 장단점을 따져 중소기업에 좋은 선택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4 청년 창업가의 성공 사례 공유


한국콜마 강학희 사장은 “△위해성 평가 전담 조직 신설 검토 △자외선 차단제 시험법을 ISO기준(유럽·일본)으로 통일 등을 건의하고 싶다”며 “만일 ISO 기준으로 통일하면 현재 식약처 허가 후 바로 유럽과 일본 진출을 하게 돼 1년여의 기간이 단축되는 등 효과가 있다. 세계에서 잘 팔리는 한국산 자외선차단제, BB크림, 에어쿠션 등의 판매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영옥 국장은 “선(sun) 제품은 국가별로 시험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리의 시험법이 외국에 적용되는 문제와 외국의 시험법을 우리가 따라야 하는 등의 검토가 필요하다. 필요성이 업계에 있다면 정확한 내용을 파악해 검토하겠다”고 의견을 냈다.


이날 정책간담회에는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외 김영옥 식약처 바이오정책국장·김성진 식약처 화장품정책과장을 포함한 식약처 화장품 담당 관계자들이 배석했다.


업계에서는 서경배 대한화장품협회장을 비롯, 아모레퍼시픽(한상훈 연구원장)·LG생활건강(박헌영 상무)·한국콜마(강학희 사장)·코스맥스(김재천 부회장)·한국화장품(임진서 부사장)·코스메카코리아(지재성 사장)·에이블씨엔씨(이세훈 대표)·유씨엘(이지원 대표)·나우코스(노향선 대표)·코스메랩(박진영 대표)·팜스킨(곽태일 대표)·제이랩코스메틱(정은경 대표)·앱솔브랩(김민석 대표)·더스킨팩토리(김민웅 대표) 등 14개 기업 대표와 식약처 민간 정책기자단 10여 명이 참석했다. 


식약처장과 화장품업계의 정책간담회는 규제 개선을 통해, 수출효자 품목이자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주목받는 K-코스메틱의 수출 확대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또 화장품산업이 일자리 창출과 대-중소-소상공인의 상생 발전 모델로 향후 전망이 밝다는 데 참석자들은 인식을 같이 했다.


마침 27세의 팜스킨 곽태일 대표는 ‘초유 화장품 개발’로 혁신 성장 사례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곽 대표는 영양적으로 우수하지만 냄새와 부패가 빠르다는 단점을 지닌 초유(初乳)를 성분으로 한 화장품개발로 창업 2년차인 내년에 200억원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각오를 밝혀,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 인기연예인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평소 고심하던 여성의 피부 보호를 위한 화장품 개발 사례를 발표한 제이랩코스메틱 정은경 대표도 주목을 받았다.


참석자들의 조언과 격려가 쏟아진 가운데, 이들 청년 창업가의 도전이 결실을 맺을 즈음의 다음 정책간담회를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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