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창소설] 인식의 싸움 79. 마케팅 팀장이 되다(7)

“맞습니다. 이것 때문에 사업개발팀에서도 매우 고민하였습니다. 저희가 그 때 조사 대행사와 함께 의논했을 때, 조사자들 의견이 이미 국내에서 형성된 M&C 의류 이미지가 다소 고가이고 커리어 워먼으로 연상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M&C는 브랜드숍으로 유통할 중고가 브랜드이고 화장품으로서는 새로운 브랜기 때문에, 이미 여러 브랜드를 사용하다가 하나의 브랜드에 안착하는 시기인 30대 여성들보다 더욱 젊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대리님의 젊은 디자인 감각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신팀장은 서대리에게 밝은 미소를 보내고 좌중을 한번 들러 보고 나서 말을 이었다.
 “우리는 리서치를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발견하지만, 때론 M&C처럼 최초의 제품, 즉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에서 최초의 프랑스 브랜드 같은 경우는 소비자를 우리 트렌드로 이끌 필요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지금 급속도로 커가는 화장품 소비의 주체이자 미래의 헤비 유저인 갓 입사한 20대 초반의 직장여성에게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리스크들을 다시 한번 검증하기 위해 디자인이 언제 나올지 모르겠지만, 디자인이 나오는 대로 정성조사, 즉 FGI (Focus Group Interview)를 할 계획입니다. 10대, 20대, 30대를 대상으로 디자인과 함께 우리의 컨셉을 보여주며 소비자들의 의견을 다시 한번 수렴해 보겠습니다.”
             
  신팀장은 계속해서 이번에 런칭품의에 포함되어 있는 M&C 브랜드숍의 포지셔닝 전략과 4P 믹스 전략을 설명하였다. 신팀장으로서는 처음 만든 마케팅 전략이었지만, 오늘 참석한 신제품 개발의 주인공들이 어느 정도는 시장의 현황을 이해하고 그들의 머리 속에 앞으로 나올 제품의 모습을 형상화하기에는 충분한 내용들이었다.


          
  신팀장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후에 본격적인 개발 계획에 대해 의논이 되었다. 그러나 너무 급작스런 미팅이었기 때문에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멤버들과 더 이상 회의를 진척시킬 수가 없었다. 
         
  이렇게 뚜렷한 하나의 목적을 위해 여러 부서의 사람들로 모인 크로스 펑셔널(Cross-functional) TFT의 경우 활발한 회의 진행과 아이디어 도출을 위해 무엇보다도 진행자역인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퍼실리테이터는 회의가 다른 방향으로 빠지지 않고 목적에 충실하게 가도록 유도하는 한편, 목소리 큰 한 사람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중재와 조정을 제대로 해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주먹구구식의 난상토론이 아닌 체계적인 회의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신팀장은 1992년 미국 GE에서 잭웰치 회장이 변화와 혁신이란 측면에서 실시하여 계속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워크아웃(Work out) 미팅 방법에 주목하였다. 신팀장은 몇 달 전 대학 경영학과 동창회에서 만난 GE 한국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친구가 워크아웃인가 뭔가가 요즘 아주 자기를 죽이고 있다고 하소연하며 워크아웃 미팅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잠깐 들은 바가 있었는데, 이번에 TFT를 진행하게 됨에 따라 급히 친구를 졸라 술 한잔 거하게 사주며 워크아웃에 대한 교육과 자료를 받아 볼 수가 있었다.
              
  영어사전을 찾아보면 워크아웃이란 운동으로 몸의 군살을 빼고 신체를 건강하게 단련 시키는 것이지만, GE에서는 조직 내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거나 없앰으로써 조직을 보다 강하고 빠르게 만든다는 측면으로 적용한 것이다. 특히 그 동안 부서간의 이기주의로 단절된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참여케 하여 솔직하고 거리낌 없이 말하고, 그 일을 직접 수행하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문제를 해결토록 함으로써, 불필요한 업무를 제거하고 모든 업무를 좀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하게 하는 것이다. 문제는 항상 현장에 있는 만큼 해결방법도 현장에 있으므로, 그 현장에 있는 당사자들이 함께 모여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바람직한 회의 방법이었다.
    
신팀장은 마지막으로 TFT멤버들에게 워크아웃 미팅에 대한 방법을 설명하여 주고 마무리를 하였다.

- 계 속 -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포토